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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공간의 의미 죽음의 성찰 ai인간의 윤리적문제

라이프플러스3 2024. 8. 30.

영화 원더랜드 포스터
영화 원더랜드 포스터

 

'원더랜드'는 2024년에 개봉한 영화로, 독특한 상황설정으로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부분을 다룹니다. 여기서는 원더랜드 영화 속 공간의 상징적 의미와 죽음에 대한 탐구 그리고 AI 생성 인간을 둘러싼 윤리적 딜레마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원더랜드 공간의 의미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은 사랑하는 이들과 직접적인 만남 없이 서로 영상통화를 하며 소통하고, 같이 밥을 먹습니다. 서로 자연스럽게 살아있는 듯 대화하고, 처음부터 그들이 ai라는 걸 보여주진 않지만, 영화는 그런 가운데에도 묘한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ai세계인 원더랜드는, 가상의 공간인만큼, 그저 평화롭고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이는 죽음이란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ai와 소통하는 이들이, 더더욱 현실을 회피할 수 있게 합니다. 이런 공간들은 등장인물들이 고인에 대한 '이상적인 기억'에 기반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세팅돼 있지만, 그만큼 비현실적인 게 느껴지게 됩니다. 등장인물들도 그 점을 지각하고 있는 상태에서 소통하고 있는 게 느껴지기 때문에, 행복하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깔려있어 보입니다. 원더랜드의 인공적인 아름다움과는 대조적으로 영화 속 현실세계는 지극히 미니멀하고 그저 기능적인 공간입니다. 이는 현실은 한계가 분명한 곳이고, 죽음도 실존하며, 이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영화 속 현실세계와 원더랜드세계의 각각의 공간이 보여주는 간극은, 어쩔 수 없이 등장인물들의 슬픔과 상실감으로 메워지는 듯합니다. 영화에서 거울이나 복도, 문 등의 전환이 되는 공간을 이용해서, 등장인물들이 ai가상세계와 현실을 오고 가는 것을 표현합니다. 이런 공간들은 때로는 그들이 과거에 함몰돼 있을 건지, 혹은 앞으로 나아갈 건지에 대한 선택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죽음에 대한 성찰

 

 '원더랜드'는 죽음을 단순한 끝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새롭게 정의하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죽음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인간의 기억과 고도로 발전된 기술 등을 통해 구현해 냅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인간들이 고인이 된 사랑하는 이들의 AI 버전을 만들어내고, 그 존재를 통해 위로받지만, 또 동시에 그 존재를 통해 더더욱 공허함을 느끼게 됩니다. 본질적인 소망은 사랑하는 '실제 인물'을 통해, 소통과 교감이 이루어지길 바라지만, 그 대체제인 ai는 결국 '실제'가 아니기에, 결국에는 애써 피하고자 했던 '존재의 부재에 대한 슬픔'을 겪게 돼버립니다. 어차피 받을 상처인데, 대체제를 항유하는 과정에서, 더 큰 공허함과 더 실제를 갈망하게 돼버려서 고통이 오히려 배가 되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이 방법을 통해 등장인물들은 잃어버린 이들과도 생생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죽음과 미지에 대한 두려움을 자극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원더랜드'에서는 죽음에 대한 개개인의 사무치는 슬픔을 관객과 공유합니다. 등장인물들이 어떤 식으로 죽음의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담백하게 보여줍니다. 등장인물들은 ai버전으로 사랑하는 이의 대체제를 가지게 되지만, 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지독한 상실감을 가지게 되고,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은 더더욱 커지게 됩니다. 결국 새삼스럽게 현실과 똑바로 마주함으로써, 그제야 현실을 수용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여전히 슬프지만, 이제는 죽음을 납득하게 됨으로써, 애써 회피하면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에서 오던 고통만큼은 상쇄시킬 수 있게 된듯합니다. '원더랜드'는 고도로 발전된 기술로 '죽음'을 궁극적으로 피할 수 있게 된 게 아니라, 가짜 현실로써 일종의 가짜 도피처를 만들어둠으로써 죽음을 받아들이기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에게 잠깐의 피난처 역할을 할 뿐입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처럼 원더랜드가 현실화된다면, 그래서 사랑하는 이의 대체하는 ai가 서비스된다면, 아마 많은 이들이 그 서비스를 신청할 것 같습니다. 갈수록 본체가 더 그리워져서 공허해질지라도, 그조차도 감당하면서 말이죠. 영화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흐려지겠지만, 흐린 안개를 거둬버리면, 삶과 죽음은 영원히 닿을 수 없는 평행선이라는 걸 직시하고, 또 그제야 오롯이 다시금 자기 삶에 집중할 수 있겠죠.

 

 

ai 인간의 윤리적 문제

 

이 지점에서 필연적으로 ai인간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 속 ai인간은 인간의 행동은 물론이고, 인간처럼 사고하고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사랑하는 이를 구현해 내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지만, 한편으로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가 불거집니다. 단순하게 신체만 재현해 내는 게 아니라, 모델링한대로 행동하고 사고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ai인간들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모호해집니다. 물리적 신체가 없을 뿐, 가상공간에서는 그 신체도 어찌 되었건 존재하는 거니까요. 만들어진 사고체계지만, 어찌 되었건 사고를 해서 행동을 하고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는데, 인간처럼 자아를 가졌다고 봐야 하는 건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단지 나의 공허함을 만족하기 위해, 그러한 ai인간을 사용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과연 문제가 없는 것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이고요. 원더랜드의 등장인물들은 이러한 도덕성 부분도 고민하고, 이런 관계가 단지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일 뿐인 건지, 아니면 ai인간과의 관계성도 그 자체로 진실된 건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 문제는 원더랜드를 작동시키는 전원버튼 역할을 하는 무언가가 작동중지가 되면서 해결됩니다. 결국엔 사람이 만든 장치라는 것을 모두들 깨닫게 되는 거죠. 아마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었겠죠. 그럼으로써, 영화는 ai인간은 인간의 궁극적인 대체물이 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듯합니다. 원더랜드는 이런 심오한 주제들을 다루어서, 평소 생각지 못했던 주제에 대해 다시금 상기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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